생체분자를 이용한 컴퓨팅 기술 연구는 1959년에 저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나노로봇을 최초로 언급한 이래로 계속되어 왔다. 2030년경에는 생체분자 나노로봇이 실제로 제작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관련된 합성생물학 분야의 시장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더불어, 생체에 투입되는 장치(VeriChip,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는 생명체 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미국 유수의 연구기관들이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장치들은 체내의 습한 환경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미세혈관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작은 크기여야하기 때문에 기존의 실리콘 집적회로로는 구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나노로봇과 같이 체내에 투입되어 프로그램된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는 실현될 수 있는 것일까?  최근 주목받는 DNA 회로는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DNA 회로는 기존의 실리콘 기반 전자회로를 DNA를 이용해서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생체 분자인 DNA를 통해 복잡한 기능을 하는 회로를 만들게 되면 생명체 내부와 같은 습한 환경에서 동작이 가능하며 동시에 세포나 단백질의 제어를 통해 생명체와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나노로봇이 실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에서 DNA 회로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다. 하지만 구현의 수준이 아직 AND나 OR와 같은 기초적인 게이트 몇 개만 포함한 회로에 머물러있다. 지금까지 실제로 구현된 회로 중 가장 복잡한 회로가 1~15까지 4비트 숫자의 제곱근을 계산하는 회로로 10개의 게이트밖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나노로봇에는 수천 개 이상의 게이트를 포함하는 회로가 필수적일 것이다. 이렇게 많은 개수의 게이트를 포함하는 DNA 회로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이 분야에서 다뤄진 적이 없는 “DNA 회로 집적기술”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실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아래 그림과 같이 기존의 DNA 나노 기술로 구현된 DNA 논리게이트에 기존의 디지털 집적회로 설계 기술을 융합한 DNA 회로 집적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DNA 회로는 기능이 같은 회로가 몰 단위로 존재하여 동시에 동작한다는 점, 게이트들의 경계가 공간적으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과 같이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하는 디지털 회로와는 다른 여러 가지 특성들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DNA 논리게이트를 기반으로 한 회로 집적기술을 세계 최초로 연구함으로써, DNA를 이용한 합성생물학 분야의 시장선도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에 공헌하고자 한다.
DNA회로 설계자동화


  Circuit Implementation Using DNA Strand Displacement

  DNA는 A,T,C,G의 네 종류 염기로 구성되는데, 컴퓨터가 0과 1의 sequence로 정보를 표현하듯이 염기들의 sequence를 이용해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A와 T, 그리고 G와 C가 상보적인 결합 (hybridization)을 한다는 특징을 이용해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DNA를 이용하여 회로를 구현하는 데 있어 기본원리가 되는 것은 strand displacement반응으로, 이 반응을 통해 DNA분자를 통한 정보의 처리 및 전달을 실현할 수 있다. 입력을 표현하는 DNA 단일가닥과 정보를 처리하여 출력하는 게이트의 역할을 하는 DNA 분자가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 경우, 서로 상보관계에 있는 두 단일가닥들이 결합을 시작하면서 net에 이중가닥으로 연결되어 있던 b와 c 도메인을 가지는 단일가닥이 떨어져나가 출력이 되고 입력이었던 단 일가닥은 net의 남은 단일가닥과 온전한 이중가닥 구조를 이루게 된다.
  본 연구실에서는 이러한 DNA strand displacement반응을 이용하여 AND, OR와 같은 logic gate를 구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Automatic Placement of DNA Circuits

  DNA회로는 게이트들의 배치 양상에 따라 global과 localized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Global DNA회로에서는 게이트들이 고정되어 배치되지 않고, 용액 속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확산 반응을 기반으로 게이트들간의 연결을 실현시킨다. 반면, localized DNA회로에서는 게이트들이 DNA로 만들어진 특수한 "DNA 보드"상에 고정되어 생성된다. Localized DNA회로는 확산 반응에 의존하지 않아 global DNA회로에 비해 빠른 동작을 보이며, 이로 인해 최근의 DNA회로 관련 연구들은 localized DNA회로의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Localized DNA회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게이트들을 배치하기 위한 DNA보드가 필요한데, 이 DNA보드는 제조비용이 높은 수천 개의 DNA분자로 이루어진 특수한 DNA가닥을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DNA보드 하나에 집적할 수 있는 DNA 게이트의 수는 정해져 있으므로, 회로의 크기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DNA회로 제작비용의 감소를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실에서는 회로의 물리적인 크기와 게이트의 수를 고려한 DNA 논리회로 합성기법 및 효율적인 게이트 자동배치 기법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